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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알리시아 크바데 ALICJA KWADE 개인전] SOMETIMES I PREFER TO SIT ON A CHAIR ON THE EARTH / 쾨닉 서울 (1월 29일까지 연장)

by 여기는 목성 2022. 1. 22.

 

 

 

알리시아 크바데 개인전
ALICJA KWADE
SOME TIMES I PREFER TO SIT ON A CHAIR ON THE EARTH SURROUNDED BY UNIVERSES




 

 

 

내가 다녀온 쾨닉 서울은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 앞 MCM매장 5층에 위치해 있다.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화-일 11시-7시

 

알리시아 크바데 개인전은 이곳 쾨닉서울과

이태원의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동시 진행 중이고

원래는 오늘 22일까지만 하는 전시였는데,

29일까지로 연장되었다는 기쁜 소식!

 

 

 

 

 

 

 

 

 

전시장이 MCM매장으로 들어간 후 엘레베이터를 타야한다는 약간의 불편함과 민망함이 있지만

그대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와 문이 열리면 

알라시아 크바데의 전시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그냥 의자에 앉아라고도 할 수 있는 문장에 '지구 위의 의자에 앉아' 로 쓰인

문장을 보고 우주덕후의 마음은 활짝 열리고 이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급격하게 끓기 시작했다.....

 

 이 곳 쾨닉 서울에서는 제목의 앞부분인 sometimes i prefer to sit on a chair on the earth

 

나머지 surrounded by universes는 페이스갤러리에서...

나머지도 너무 보러가고 싶어서 이태원 갈 일을 만들어야겠다..

 

 

 

 

 

 

 

 

 

 

 

마치 이 전시의 제목과도 연관되는 듯한 이 작품은 보기에는 

지구라기보단 목성이 떠오르긴하는데

사실 SNS에서 이 의자를 보고 홀딱 반해서 이 전시를 찾아온 것도 있는데,

첫 작품부터 이걸 보게 되서 정말 황홀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DUODECUPLE BE-HIDE>

 

 

 

 

 

다양한 종류의 돌들이 양면 거울을 가운데 두고 순환적으로 돌고 있는 모습이다.

양자역학 같은 과학에서 영감을 받아서 주변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관심사가 나와 같아도

누군가는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도 절로 나오고 감히 약간의 질투심과 

또 같은 관심사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고 너무 마음이 가기도 했다. 

 

거울이라는 소재 자체가 나 자신을 비추기도 하지만 인식하는 도구여서

작가가 항상 제기하는 우리의 인식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에

이렇게 좋은 소재가 또 있을까 싶기도 했다.

 

 

 

 

 

<EINMONAT>

 

 

이 작품은 시곗바늘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종이 위의 시곗바늘들이 마치 분자의 배열처럼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인식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질서가 애초에 이미 엔트로피 상태에 있음을 드러낸다고 한다. 

 

어느 시점에서 봐도 세부적인 것들은 무한하게 변화할 수 있고 다르게 배치될 수 있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각 작품이 분명하게 명시된 시간적 지점에 위치해 있어서

엔트로피는 무질서해도 정확한 시점에 방향성을 부여하고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

심장을 부순다..... 

 

 

 

 

 

 

 

 

 

이 작품을 직접 봐서 정말 좋았다고 느낀 점은 바로 우연성

내가 걷고 보는 순간마다 계속해서 바뀌는 환경과 타인들

그 시간 속의 우연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고

그 모습이 내 뇌 속에 인식되어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기억 어딘가에 남는 장면이 될 것이란 것이었다.

 

 

나만의 세계가 아닌 이 현실의 여러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고, 

늘 불안한 상태 속에 부유하는 우리가

임의로 합의한 화면들을 직접 목격한다는 것. 

 

 

 

 

 

 

 

 

 

원래 전시에 오면 팜플렛이 굉장히 무가치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번 전시는 팜플렛이 있어 

더없이 좋았다. 

유독 내 관심사인 인식...파동과 패턴... 에너지.. 균형.... 시간의 구분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우연한 것인지.. 

순환적 움직임.. 거울..평행세계.. 도플갱어..투명함...여러버전의 현실...시간과 움직임... 우리자신의 감각적 탐구..

우리 인식의 한계... 등의 단어들와 문장들이 쏟아져 나와서도 그랬고

여기서 파생되는 양자역학이나 시공간에 관한 생각들 또한.

 

이 팜플렛의 마지막 구절도 너무 좋아서 찍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고려하면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지만, 우리는 계속 시도해볼 수 있다. <SIEGE DU MONDE>에서 크바데는 지구 위에 앉아 우주에 대해 생각한다는 상상을 약간의 유머와 함께 함시한다. 또한, 우리는 '인간이 미래에 다가설수록 엔트로피는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초반부의 가설을 탐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주는 점점 더 무질서해지고 있으며, 관람객은 사실 만물이 기존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엄청난 통찰을 가진 분 같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왜 언어로 풀어내지 못하는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 그래서 이렇게 내 안의 응축되있던 에너지를

깨워주는 예술가를 만나면 열광하게 되는거고.

 

정말이지 우리는 매순간 달라지고 변화하는 존재이고 양자에너지이기 때문에

늘 같은 사람일수도 같은 현재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래도록 허무주의에 빠져 살았는데 우리에겐 정말이지 

지구 위에 앉아서 우주를 생각한다는 상상과 약간의 유머가 있기에 

엔트로피를 피할수는 없어도 더 나은 방향으로 팽창해갈 수 있지 않을까?

 

엔트로피라는 단어를 겟...해가는 것 같아 기쁜걸..?

 

 

 

<HEMMUNGSLOSER WIDERSTAND>

 

 

 

 

 

눈이 온 우연 덕에 이 날의 나와 다른 관객들은

이 날에만 볼 수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몇 해전 MMCA에서 감명깊게 본 마르셸 뒤샹이 1912년 항공공학박람회에 다녀와서 

과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제 회화는 망했다. 누가 저 프로펠러보다 멋진 걸 만들 수 있겠는가."

라고 했다고 한다. 

이 전시의 작가 알리시아 크바데 또한 최신 과학 이론을 주제로 회화.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와 세계적으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

 

 

한창 우주에 빠져있을때 칼세이건의 말들을 곱씹으면서

과학과 예술의 결합만큼 낭만적인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나도 글이 되었던 내 방식의 어떤 설치미술이 되었건 

영상이 되었건간에 내 나름으로 받아들인 과학을 

내안의 것으로 풀어내어 예술로 세상에 던져보고 싶다는 용기를 얻어올 수 있었던 전시였다.

 

다음주까지 시간이 된다면, 페이스갤러리에도 꼭 다녀오고 싶다.

 

 

 

 

 

 

 

그리고 이번 전시의 작가인 알리시아 크바데에게 홀딱 반해서 

인스타그램도 팔로우해버렸다.... 우리..언젠가...만나요...크바데~

NOTHING IS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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